[교육문화신문=이왕조 기자]

부정한 뇌물이 오고 가는 현실을 우의적으로 묘사하여, 당대를 풍자-비판한 작품이다. 탐관오리와 결탁하여 선량한 백성을 핍박하는 부조리한 세태를 그리고 있다. 18세기 후반 영·정조대의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살면서 겪는 억울한 일을 관청에 호소하여 해결하는 과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작품을 송사(訟事) 소설이라고 하는데, 이 작품은 모티브상 송사소설에 해당한다.

송사(訟事) 모티프는 이해(利害) 관계를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과 대립이 존재한다. 따라서 보다 더 신랄한 비판을 위해 동물에 빗대어 우의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작품에서는 30여 종의 조류들이 각기 관직을 가지고 등장하여 인간사를 빗대고 있다. 

주된 갈등은 까치와 비둘기의 소송 분쟁이다. 그러면서 까치와 비둘기가 선악의 대조적 인물로 있다. 먼저 까치의 죽음이라는 사건이 발생하여 암까치가 고소하였지만 비둘기가 석방되는 구조로 전개된다.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 까치는 비둘기에 의해 억울하게 죽음을 당하는 인물이다. 힘없는 민중, 서민을 상징한다. 

▲ 암까치는 억울하게 죽은 까치의 부인으로 송사를 주도하는 인물이다.

▲ 비둘기는 못된 성격 때문에 까치의 잔치에 참여하지 못했다. 토호 세력, 재벌 세력, 돈 많은 불의한 세력을 상징한다. 상당한 재력을 소유한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비둘기는 당대 향촌 사회의 신흥 졸부이면서 수령이나 관아 주변의 인물들과 결탁하여 서민층을 수탈하던 인물을 대표한다.

▲ 섬 동지는 두꺼비를 이른다. 뇌물을 받고 거짓 증언을 하는 부패한 인물로 그려져 있다.

▲ 비둘기의 처자 동생, 책방 구진, 기생 앵무는 뇌물을 써서 거짓 증언을 유도하는 부정적 인물이다.

▲ 보라매는 군수이자 재판관이다. 하지만 시비를 분간하지 못하는 무능한 관리로 설정되어 있다. 

▲ 두견새, 까마귀, 따오기는 민중, 힘없는 서민을 상징한다. 지배층과 유력자의 횡포에 시달리며 그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조선후기 서민들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 할미새는 처음에는 양심상 거짓 고변을 회피하려 미친 이로 행세하다가 나중에 용기를 내어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게 한 정직한 인물이다.

▲ 난춘은 암행어사로 정직한 권력과 심판자이다. 탐관오리의 횡포로부터 백성을 구하는 구원자 역할을 한다. 

▲ 앵무새, 두꺼비는 부정한 관리, 사리사욕으로 가득찬 공무원이다. 실세에 빌붙어 이익을 챙기는 지방 관아의 주변 인물로 그려져 있다.

이러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전개되는 까치전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까치가 나무 끝에 높이 보금자리를 짓고 낙성연(落成宴)을 베풀어 즐길 적에 학두루미·까마귀·꾀꼬리 등 온갖 우족(羽族)들을 초청한다. 

그런데 비둘기는 심술이 사나운데다 욕심까지 부려 날짐승 중에 비둘기에게 맞지 않은 이가 없어 초청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초청을 받지 못한 비둘기가 불만을 품고, 까치를 찾아가 다투다가 까치를 죽이게 된다. 

이에 과부가 된 암까치가 군수에게 고하여 낙성연에 모였던 날짐승들의 증언을 듣게 된다. 하지만 비둘기의 뇌물을 받은 두꺼비가 까치가 다투다가 절로 떨어져 죽었다고 위증을 하였다. 비둘기는 혐의가 풀려 석방된다. 

까치의 장례를 치르고 삼년상을 지낸 뒤, 남편 까치의 신원을 다짐하고 있던 어느날, 때마침 새로이 장원 급제하여 까치가 사는 고을을 순행하던 암행어사 난춘이 할미새와 우연히 만났다. 할미새가 고면(顧眄)을 하여 난춘(鸞鳥)이 이 사실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게 된다. 결국 사건의 진상을 알게된 난춘이 원점에서 재수사하여 까치의 비명횡사를 확인하게 된다.

암행어사 난춘은 뇌물을 먹고 거짓 증언한 두꺼비를 귀양 보내고, 죄를 지은 비둘기는 처형한다. 암까치는 비둘기의 간을 꺼내 남편의 무덤에서 통곡하다가 잠시 실신을 하였다. 그런데 남편 까치가 나타나 암까치는 남편의 영혼과 교접하게 된다. 그후 1남1녀를 얻고 많은 자손들을 거느리며, 부귀를 누리며 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