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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신문 교육칼럼] ‘님의 침묵, 임의 침묵?’...‘님, 임’의 맞춤법과 띄어쓰기
  • 이왕조 기자
  • 등록 2022-03-08 13:03:36
  • 수정 2022-03-08 13: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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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신문=이왕조 기자]


‘님의 침묵, 임의 침묵’

‘님을 위한 행진곡, 임을 위한 행진곡’

 


학창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배우던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이라는 작품이 있다. 그런데 참고 서적들을 보면, ‘님의 침묵’이라는 제목과 ‘임의 침묵’이라고 제목을 적은 것들이 반반 정도였다. 또 80,90년대 민주화를 상징하는 노래인 ‘님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민중가요도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님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표현과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표현도 거의 반반에 가깝게 표기되어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표현이 맞다고 할 수 있는가?

 

창착 측면에서 본다면 ‘의 침묵’이 맞다. 왜냐하면 한용운 시인이 1926년에 시집을 발간할 당시, ‘님의 침묵’으로 시의 제목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민중가요 ‘을 위한 행진곡’도 맞는 표현이다. 마찬가지로 백기완 선생이 작사할 때 제목을 ‘님’을 위한 행진곡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작가의 의도를 생각한다면 ‘님의 침묵’과 ‘님을 위한 행진곡’이 맞는 표현이다. 문학 작품은 어법에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작가의 숨겨진 창작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러한 표현을 존중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글맞춤법 규정으로 돌아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임]은 화자가 사모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자립명사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임]은 앞말과 띄어써야 한다. 용례를 밝히면 다음과 같다. 

▲ 나의 을 그리는 마음.

▲ 떠나간 을 기다리다.

▲ 사랑하는 과 이별하다.

 

반면 [님]은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 쓰인다. 그래서 앞말에 붙여 써야 한다. 

▲ 사장.

▲ 부장님.

 

또 ‘그 대상을 인격화하여 높임’의 뜻을 가지는 뜻도 있다.

▲ 달이 웃는다.

▲ 별이 찡그린다.

 

마지막으로 그 대상을 높이고 존경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는 의미도 있다.

▲ 예수을 사랑한다.

▲ 부처을 존경한다.

 

그런데 [님]이 의존명사로 쓰여 앞말과 띄어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일 때이다. 특정 대상을 지칭하는 경우이다.

▲ 홍길동 , 창구로 오세요.

▲ 길동 , 이번에 또 뵙네요.

 

어법을 따진다면, ‘홍길동 의 침묵’이나 ‘의 침묵’이 어법에 맞는 표현이고, ‘홍길동 을 위한 행진곡’이나 ‘을 위한 행진곡’이 한글맞춤법에 부합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요즘은 두음법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고, 모음조화가 파괴된 단어들이 표준어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어차피 표준어란 현대 언중들이 두루 쓰는 말을 일컫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대는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말은 얼마나 듣기에 자연스럽고 좋은 말인가. '아름다와'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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