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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김시습,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
  • 이왕조 기자
  • 등록 2022-07-13 10: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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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신문=이왕조 기자]

남염부주지는 조선시대 생육신(生六臣)의 한 사람인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1435∼1493)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단편소설의 하나로 《금오신화(金鰲新話)》에 「이생규장전(李生窺牆傳)」,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와 함께 실려 있는 작품이다. 유학자로서 선비가 지녀야 할 자세와 왕도 정치의 이상과 당대 현실의 비판을 주제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금오신화 수록 작품 목록


제목인 ‘남염부주지(南炎浮洲志)’는 남염부주에 다녀온 이야기라는 뜻이다. ‘남염부주(염주)’는 남쪽에 있는 아주 뜨거운 불이 항상 공중에 떠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지옥을 가리킨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며, 박생이 꿈속에서 염부주의 왕과 대화를 나눈 곳으로, 이 글의 중심적인 공간이다. 

 


이 작품은 수양대군(首陽大君)의 왕위 찬탈에 통분하여 경주(慶州) 금오산(金鰲山)에 은거할 때 지었다고 한다. 경주에 살던 박생(朴生)은 불교를 믿지 않았는데, 꿈속에서 남쪽 염부주(炎浮洲:염라국)에 다녀온 후 크게 깨닫는다는 내용으로 주인공이 꿈속에서 겪은 일을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되는 몽유(夢遊) 구조의 소설로서, 작자의 철학사상이 가장 집약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작품이다.



남염부주지 구조

이 작품의 주요 등장인물은 박생(朴生)과 염라대왕(閻羅大王)이다. 박생(朴生)은 유학(儒學)에만 뜻을 둔 낙방거사로, 순박하고 온후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현실 세계에서의 박생(朴生)은 당대의 지배적인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꿈속의 박생(朴生)은 세계와 화해하고 염라왕의 후계자가 된다. 세속적인 종교인 불교와 무속에 부정적이며, 주역에 입각한 일리론을 지어 이단의 유혹을 뿌리치기도 한다. 작가의 대리인으로 설정된 인물이다.

 


한편 염라대왕(閻羅大王)은 초월적 존재로 설정된 인물로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염라대왕이라기보다는 박생의 대리자이며, 김시습의 사상을 대변하는 인물로 보인다. 염라대왕(閻羅大王)은 박생(朴生)의 사상에 동조하면서 백성을 잘못 인도하는 왕의 횡포를 비판하고 세상 사람과 다른 생각을 가진 박생을 옹호한다. 끝내는 박생에게 염라국의 왕 자리를 물려준 인물이다.

 


작품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경주에 사는 박생(朴生)은 유학(儒學)으로 대성하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열심히 공부하였으나 과거에 실패하였다. 그래서 그 불쾌함을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뜻이 높고 강직하고 인품이 훌륭하여 주위의 칭찬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귀신·무당·불교 등의 이단에 빠지지 않으려고 유교 경전을 읽고, 세상의 이치는 하나뿐이라는 내용의 철학 논문인 「일리론(一理論)」을 쓰면서 자신의 뜻을 더욱 확고하게 다졌다.

 

어느날 꿈에 박생은 저승사자에게 인도되어 염부주(炎浮洲)라는 별세계에 이르러 염라대왕(閻羅大王)과 사상적인 담론을 벌이게 된다. 유교·불교·미신·우주·정치 등 다방면에 걸친 문답을 통하여 염왕과 의견 일치에 이름으로써, 자신의 지식이 타당한 것임을 재확인하였다.

 

염라대왕(閻羅大王)은 박생(朴生)의 참된 지식을 칭찬하고 그 능력을 인정하여 왕위를 물려주겠다며 선위문(禪位文)을 내려주고는 세상에 잠시 다녀오라고 하였다. 꿈을 깬 박생은 가사(家事)를 정리하고 지내다가 얼마 뒤 병이 들었다. 그는 의원과 무당을 불러 병을 고치지 않고 조용히 죽었다고 한다.

 


남염부주지 작품 개관

남염부주지 등장인물

주제 의식


소재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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