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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검찰청 마약수사직 전국수석 김창수 씨 합격 인터뷰
  • 이왕조 기자
  • 등록 2023-01-08 20:57:38
  • 수정 2023-01-08 22: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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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격생 중 최연소(2002년생), 그것도 1년 만의 수석 합격
  • 구미 경구고 졸업, 대학 1학년 1학기 휴학 후 도전 1년 만의 쾌거
  • 오직 구미에서 실강 만으로 수석 합격의 영예 획득

[교육문화신문=이왕조 기자]

“학창 시절, 제가 즐겨 읽었던 책은 추리소설이었습니다. ‘정의 실현’이 주제인 소설을 탐독하며 제가 겪었던 카타르시스는, 사건 해결이나 증거 확보를 위해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고 조사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증언을 확보하면서 그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저에게 이런 의미인 것 같았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수사관으로서의 업무가 소설과 같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학으로 확보되어 마음속으로 커진 꿈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모두들 꿈을 꾸며 성장한다. 하지만 그 꿈을 오롯이 지켜나가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다. 대게 최종 학교를 졸업할 무렵, 현실과 타협하여 직업을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꿈을 하루라도 빨리 이루기 위해 청춘의 열정을 뒤로 한 채 꿈을 위해 도전한 젊음이 있다. 우리 신문은 그 청춘을 만났다. 그 사연을 전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하는 청춘은 2022년 국가직 검찰청 마약수사직 전국 수석을 차지한 김창수 씨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지 단 10개월 만에 그 결과를 이룬 청춘이다. 그것도 최연소(2002년생)이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십니까, 2021년에 구미 경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해 부산대 공공정책학부에 진학했으나 1학기만을 수강하고 휴학하여 검찰청 마약수사직에 도전하여 합격한 김창수입니다. 저는 대학 1학년 1학기만 다닌 후, 꿈을 찾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여 2022년 4월에 치러진 국가직 검찰청 마약수사직에 최종 합격하였습니다.


2022년 국가직 검찰청 마약수사직 전국수석 김창수 씨

 

공무원 학원가에서는 ‘공부 베이스’라는 표현을 많이 하던데, 김창수 씨의 공부 베이스를 물어봐도 될까요?

 

쑥스럽지만, 고3 때 수능 시험 기준으로 국어는 3등급, 영어는 1등급, 한국사는 4등급이었습니다. 검찰직 시험 전공 과목인 형법•형소법은 전혀 학습한 적이 없었습니다.

 

요즘은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합격을 위해 선택한 공부 방법이 궁금합니다.

 

저는 저를 잘 알았습니다. 우선 자기관리 능력이 떨어졌고요, 게다가 공무원 시험에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독학이나 인강보다는 학원을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로 올라갈 생각을 하던 중 우연히 고향 구미에도 공무원 양성 전문 학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학원 원장님과의 상담을 통해 공무원 시험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장점에 이끌려 선택하게 됐습니다. 타향까지 가서 공부해야하는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것이 엄청 큰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우리 지역에 공무원 학원이 없었다면 저도 어쩔 수 없이 타향에 가서 공부를 했었어야겠지요. 

 

어떤 장점이 있었는지요?

 

시험이라는 것은 수능이든, 공시든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강점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불필요한 공부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 부분들은 공무원 시험에서 초시생이라면 더더욱 중요합니다. 하지만 공시 초시생들은 그런 부분들을 파악하기 힘듭니다. 서울,부산,대구 등 수십, 수백 명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학원에서 그런 부분을 기대하기는 무조건 어렵습니다. 학원에서 정해둔 교육과정 – 커리큘럼이라고 하죠 –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수밖에 없지요. 일단, 여기(구미)에서는 소수 정예반이라 상담이 원활하였고, 그래서 수업조차 소수에 맞추어 빠르게 회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회독이 수월하였습니다. 공무원 시험의 특성은 깊은 공부보다는 다회독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도시 학원은 수많은 신규 학생들이 2개월마다 쏠리고, 학원에서도 그 신규들을 더 챙기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구미 학원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없이 소수 정예 중심이라, 그 부분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았고, 그래서 저는 그것을 장점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수석 합격을 위해 쏟아 부었던 공부 방법을 조금이나마 공개할 수 있을까요?

 

네, 과목별로 배우고 학습한 대로 간략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국어 문법은 기출 단어·문장들을 위주로 개념을 익혔고, 다회독을 통해 그 단어나 문장을 보자마자 무엇인지 알 수 있을 정도로 기출을 중점으로 하여 공부했습니다. 기억이 희미해지는 2~3일 뒤 즈음 복습을 원칙으로 했습니다. 

 독해는 수업 시간에 배운 문제푸이 스킬들만 익히면 됐습니다. (지문을 전부 읽지 않고, 필요한 것만 찾아가는 스킬)

 어휘 문제는 난이도 최상인 것 같습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듯 연명하는 단어들이 출제되곤 하는데 기출문제를 풀어도 반은 맞고 반을 틀리더군요. 이해가 안 되거나 못 푸는 문제들이 많아서 ‘아는 거 나오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반 포기하고 시간 투자거의 하지 않은 부분입니다. 

 고전 시가는 교수님께서 시키신 대로 꾸준히 봤습니다. 많이 보다 보면 거기서 거기고, 내용을 알고 문제를 풀면 쉽고 빨리 풀 수 있는 부분이므로 처음부터 공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는 일단 단어 학습은 매 수업 시간 테스트를 보아서, 그 단어들은 꾸준히 암기가 가능했습니다. 문법이나 독해 수업 중 강조하시거나 자주 나오는 듯한 단어들도 함께 암기했습니다.

 문법은 실강을 통해 해결했습니다. 개념을 익혀도 실전 문제를 다 맞히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실전 문제는 문법의 어떤 파트를 묻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문제가 있으므로 다양한 파트를 생각할 수 있는 감각을 익혀야했습니다. 문법을 파트별로 공부할 땐 무엇을 묻는지 예상이 가서 실전 감각을 익히긴 힘듭니다.

 국어 수업 시간에 배운 독해 스킬들과 영어 수업시간에 배운 독해 스킬들이 거의 일치했습니다. 단, 영어는 우리말이 아니라 난이도가 배는 어렵지만 두 수업을 모두 들어 스킬들에 익숙해지기 좋았습니다. 독해 또한 수업 시간과 문풀 반에서 실력을 늘렸습니다. 

 

 한국사는 공부 분량이 워낙 많은데다 개념을 익히고, 기출문제들을 풀어보면 외워야 할 것이 마술처럼 또 계속 나오는 제일 어려운 과목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암기를 하기보단 요령을 많이 활용했고, 인과와 시간 흐름대로 공부하였습니다.

 

형법은 시간을 가장 많이 들인 과목입니다. 단순 개념만을 묻는 것이 아니라 판례까지 공부해야 하므로 양이 너무 많고 조금 더 공부를 일찍 시작했다면 덜 힘들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초시생에겐 정말 힘든 과목입니다. 생각이 있다면 빨리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엔 커리큘럼대로 개념강의, 심화 강의 들으며 순서대로 했고, 기출 강의를 빨리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기출문제를 풀다 보면 그 문구가 그 문구인 듯 패턴이 보입니다. 그래서 개념강의보다 오히려 기출 강의가 재미없을 수 있으나 그것은 오히려 좋은 점입니다. 기출문제 다회독으로 법질서와 문구의 감각을 키웠습니다. 문제의 선택지 하나하나 생명을 불어넣어 법질서를 체화시키다 보면 뉘앙스·문구 자체가 어색하거나 답이 될 수 없을 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런 감각들은 개념을 암기하는데도 용이하며 비슷한 사례들까지 싸잡아 외우면 양도 줄고, 응용 능력도 생기며, 실전에서 모르는 개념이 나올 때도 대처할 수 있습니다. 법학은 상식의 과목이므로 웬만해선 여러 판례나 개념들을 묶어서 암기할 수 있으므로, 그 예외들만 머리에 힘줘 공부하였습니다. 기출문제집에 까먹었던 개념들도 필기해가며 회독을 늘렸고, 후반엔 기출문제집 위주로 회독하였습니다. 학설·이론 부분 또한 개념 익힌 후 기출을 통해 정리하면 더욱 와닿습니다. 기출문제집에 학설·이론 개념을 한 번 더 필기해주어 나중엔 기출 문제집만으로 회독하였습니다.

 

형사소송법은 형법보단 난이도가 쉬우나 양이 많아 힘들었던 과목이었습니다. 이 과목은 실강 교수님의 강의를 통해 머릿속에 쉽게 박혔습니다. 기출문제 강의가 회독 역할도 하여 약한 부분은 기출문제집에 필기해가며 후반기엔 기출문제집만으로 회독하여 공부했습니다. 형법, 형소법은 국가직 9급 기출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버릴 부분은 과감히 버리고 9급 기출이거나 타 시험 기출인데 자주 나온 것들 위주로 중요하고 나올 것 같은 부분만을 선별하여 공부했습니다. 이번 시험에서도 결국 놓친 부분이 문제로 나왔던 것 같은데 저는 기출 회독으로 생긴 법에 대한 감각으로 틀린 것 같은 정답을 골라 그 문제를 맞혔습니다. 그래서 문구와 법 감각이 중요한 것입니다.

 

수험생활은 어떻게 보냈는가요?

 

꿈을 꿀 때도 공부 내용이 나올 만큼 공부한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공부했습니다. 준비 기간이 짧았기 때문입니다. 쉬는 날도 대외 활동 없이 집에서 게임 등을 하며 보냈습니다. 하루 8~10시간 정도 공부했습니다. 국어의 문법 문제나 몇몇 법과목 문제들은 수학 연산처럼 뇌비우고 푸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했습니다. 기출문제 학습은 점수도 올리지만 시간 단축에서도 큰 효과였습니다. 중후반기로 갈수록 시간 부족을 느꼈기에, 흔히 공시생들이 말하는 슬럼프가 올 시기가 없었습니다. 공무원 시험은 뇌를 비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계처럼 공부만 하자.’만 생각했습니다. 

 

시험 준비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요?


하루 종일 청춘을 접고 공부만 하고 있었음에도 합격의 보장은 당연히 없는 게 공무원 시험입니다. 그러니 그저 막막한 도전처럼 느껴졌습니다. 불합격했다고 생각한다면, 이 짓을 최소 1년(그다음 해 합격 보장도 없음) 더 할 생각하면 우울해지고 그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하는 것 같았습니다. 

 

공무원 합격의 꿈을 꾸고 있는 후배들, 특히 마약수사직에 도전을 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시간은 지금도 간다. 빨리 뛰어들고, 하고 있다면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점검하라. 정신없이 공부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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